실천사업

[탄소중립] 호수정원 꿈꾸는 의암호, 쓰레기만 차곡차곡

춘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0 94 03.27 10:04

‘의암호 진심맨’ 이원도 씨, “인공 갈대숲은 미세플라스틱 온상”

카누를 타고 의암호 주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원도 활동가
카누를 타고 의암호 주변 쓰레기를 수거하는 이원도 활동가

 

의암호는 북한강 중류 수계에 있는 인공호로 1967년 수력발전소를 만들기 위해 의암댐이 조성되면서 생긴 인공호수이다. 의암호에는 붕어섬·하중도·상중도·고구마섬·고슴도치섬 등 여러 섬이 있다. 의암호 자전거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아름다운 자전거 여행길 30선’에 선정되기도 했고, 카누·윈드서핑·모터보트 등 각종 레포츠 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현재 춘천시는 의암호를 낀 중도 일대를 '호수지방정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호수지방정원과 관련한 총사업비 297억 원 중 올해 도비 6억5천만을 확보,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월 발표된 ‘춘천정원포럼1.0’ 자료에는 정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내용이 비중 있게 다루어졌고, 호수지방정원이 추진되는 상중도 내 다양한 동·식물을 보존하며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질 수 있는 생태 친화적 정원 조성이 목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의암호의 현실은 결코 생태 친화적이지 않다. 수도권 상수원인 춘천 의암호에서 철제 파이프와 고무보트, 카누 등 온갖 폐기물들이 매년 100t 넘게 수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중도 생태와 의암호 환경에 대해 꾸준한 관심으로 ‘의암호에 진심’인 활동가 이원도 씨가 카누를 타고 의암호 주변을 청소하면서 발견한 문제점 중 하나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갈대숲 사이에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갈대숲의 바닥 재료들이 스티로폼과 스펀지 같은 잘게 부서지는 플라스틱류로 만들어져 있어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면서 오히려 수질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갈대숲은 관리가 제대로 되는 상황에서는 수질 정화, 동식물의 안식처, 아름다운 경관의 순기능을 하지만, 관리가 안 되면 오히려 쓰레기 집합소, 미세플라스틱의 온상이 되어 동식물이 매우 해로운 환경에서 서식하게 된다고 한다. 이원도 씨의 경험에 의하면 의암호 쓰레기의 절반 정도가 스티로폼이라고 한다. 스티로폼은 잘게 부서지게 되면 치울 수 없는 쓰레기가 되고, 대로변에 버려지는 스티로폼이 바람이나 빗물에 의해 의암호에 유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의암호 주변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담긴 카누 모습.
의암호 주변에서 수거된 쓰레기가 담긴 카누 모습.

 

춘천시는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열어 시민 의견을 수렴한 후 11월에 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다. 호수지방정원 사업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가지 중심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호수정원조성에 앞서 의암호의 수질 오염원을 어떻게 차단하고 수질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관리할지 행정과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

김희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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